[미녀와 야수] 다시보기 리뷰 / 동화같은 이야기, 뮤지컬 영화의 즐거움
고전적이지만 즐거움을 주는 영화, 미녀와 야수
지난 주말에 미녀와 야수를 보았습니다. 디즈니에서 예전에 만든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하여 제작을 한 것인데요. 단순히 영화로 만드는 것에 그친 것이 아니라 뮤지컬 영화로 만들었습니다. 해리포터의 여주인공었던 엠마 왓슨이 미녀의 '벨' 역할을 맡았고, 신예 영국배우인 댄 스티븐슨이 '야수' 역할을 맡았습니다.

영화는 애니메션의 줄거리를 충실히 따릅니다. 시계, 옷걸이, 피아노 등 사물들이 움직이는 모습도 신기하고 재미있습니다. 디즈니가 꽤 공을 들이지 않았을까 추측을 해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초반에 등장하는 '칩'이 마음에 들더군요. 커피잔이 동그랗게 눈동자를 뜨고 말하는게 귀여웠습니다.

뮤지컬 영화답게, 다양한 노래로 관객들의 마음을 파고듭니다. 압도되는 웅장함보다는 아기자기한면이 부각되는 노래 장면이 많은데, 영화 성격상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됩니다. 확실히 남성보다는 여성과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스토리도 확실한 '권선징악'이기 때문에 교훈적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대신, 이야기의 짜임새는 헐겁습니다. 어떤 복선이나 위기로 치닫는 갈등 구조는 보이지 않습니다.

주인공인 엠마 왓슨의 연기는 준수했지만, 평균 이상의 연기력을 보이지는 못합니다. 뮤지컬 영화가 가진 한계일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그렇게 매력적으로 느끼진 못했습니다. 왜 '엠마 왓슨'이지? 라는 생각이 영화를 보는 내내 떠나지 않았습니다. 대신, 조연들이 주연의 부족함을 꽉꽉 채워줍니다. 비록 얼굴 대신 목소리로 연기를 해야 했지만 오랜시간 빈틈없이 쌓인 연기력으로 그 단점을 극복해냅니다.

CG의 기술은 이제 실사와 거의 구별 못할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야수의 털은 한 올, 한 올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까지 묘사되고, 시계, 촛대, 옷장 같은 표현하기 힘든 사물들의 움직임도 자연스럽습니다. 과연 디즈니 다운, 헐리우드의 자본력이 충실히 투입된 결과물이었습니다.

프랑스 동화로 시작되어 애니메이션으로, 그리고 실사영화까지 하나의 훌륭한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은 그만큼 사람을 이끄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직위, 외모 등 겉모습을 보고 판단하는 현대인들에게 착한 마음과 성실한 자세, 사랑을 강조하는 미녀와 야수의 이야기는 어떻게보면 아주 고전적이고 지루한 사랑이야기 일 수 있지만, 지금의 시대와 비교해도 별 다를 것 없는 환경에 더 환호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은 미녀와 야수를 보고 오셨나요?